바른말 키패드

어른의 시각이 아닌 우리의 시각으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Works from BITBYTE (2015 - 2017)

Made with Adobe Photoshop CC, Adobe Illustrator CC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 IMPACT 부분 최우수상, 삼성전자

비속어를 자동으로 순화어로 대체시켜주는 키보드 서비스 “바른말 키패드”의 UI 디자인 및 기획을 진행했습니다.

  • 아이디어 상태였던 서비스 기획을 구체화하고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전담했습니다.
  • 직접 사용자에게 VoC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2.0 버전의 핵심 설계 및 방향성을 수립했습니다.
  • 2.0 버전의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전담했습니다.
  • 수 종의 키보드 테마, 마스코트 캐릭터, 굿즈 등을 디자인했습니다.
바른말 키패드의 트로피 화면, 비속어 사전에 키보드가 열린 화면, 대시보드 화면

강압적이기보다 자연스럽게, 지루하기보다 재미있게

청소년의 비속어, 욕설의 사용률은 날로 증가하며 사회적인 큰 문제로 대두하고 있습니다. 기성세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교육을 진행하거나, 벌을 주는 등 일방적인 행동을 해결책으로 들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런 방향은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내지 못했고, 저항감을 주어 오히려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청소년의 비속어 사용률은 논란이 된 이래 많이 감소하지 못했습니다.

그 당사자였던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개개인의 근본적인 이유를 찾기보다 쉽게 덮으려는 경향의 기존 해결책은 절대로 개선되지 않는다 생각했습니다. 정 반대로, 사람들이 자주적으로 사용을 줄여나갈 수 있도록 동기를 주며, 자연스럽게, 그리고 재미있게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비속어를 왜 사용하나요?' 라는 질문에 '친근해보이고 자연스러워서'가 80%로 가장 높고, '내 불쾌한 감정을 표출하기 위해'가 15%, '일부러 모욕감을 주기 위해'가 4%, '사용하면 멋있어 보여서'가 1%로 가장 낮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에서 3학년 사이의 100명을 무작위 설문했습니다.

"일단 비속어를 쓰면 친구들과 뭔가 친근해 보이고 안 쓰면 좀 허전하더라고요."

-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의 인터뷰 중

자체적인 설문을 진행해 본 결과, 비속어나 욕설을 사용하게 된 경위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다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말하는 환경”이 되다 보니 자연스레 대화에 비속어가 녹아드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주의하지 않는 이상 비속어를 섞은 대화가 일반적인 상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러한 경향은 서로 합의가 된 부분이 아니기에 상처받거나 관계가 악화하는 사람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에서는 현실과 달리 신원이 가려지기에, 더 무분별하게 비속어와 비방을 하는 속칭 “악플”이 발생하기 쉬워져 심각한 사건 및 사고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기반으로 두어 첫째, 비속어 사용을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줄이는 것. 둘째, 사람들이 아무런 경계 없이 사용하던 비속어의 원래 뜻을 깨닫고, 자주적으로 경각심을 가지며 사용을 줄이도록 하는 것. 이 두 가지 해결 목표를 정의했습니다.

바른말 키패드의 푸시 알림, 대시보드, 비속어 사전, 트로피 기능

우리는 동기를 드렸을 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신 겁니다.

바른말 키패드는 첫 출시부터 철저하게 스스로 비속어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그 예로, 가장 주요한 부분인 "비속어를 사용하면 순화된 단어나 재치 있는 이모지로 치환되고 알림을 받도록 하는" 기능은 “자연스럽게 줄이는 것”이란 목표에 초점을 맞춘 경험입니다. 그저 나쁜 말을 사용했다고 일방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쓰고 있는 글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정말 써야 했을 상황인지 스스로 파악하고 개선해나갈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키보드에서 얻은 비속어 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앱에서는 동기를 부여하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비속어 사용 목표를 정하여 자신이 얼마나 줄이고 있는지 가늠하고 서서히 줄이도록 도와주며, 사용했던 비속어의 적나라한 의미를 보여주는 사전 기능을 통해 무심코 사용했던 비속어에 대해 큰 경각심이 들도록 했습니다.

“트로피”를 통해 사용하면서 달성할 수 있는 도전과제를 주어, 좀 더 재밌는 바른말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웃을 수 있는 도전과제부터, 따뜻한 말을 건넬 때 달성되는 트로피 등, 다양한 난이도와 주제로 이루어진 도전과제를 통해 즐기면서 비속어를 줄여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바른말 키패드 1.0의 대시보드와 2.0의 대시보드

말로 상처받지 않는 사회를 모두와 함께하며 만들 수 있도록

이전에도 바른말 키패드는 좋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었으나, 우리는 좀 더 많은 사람이 도전해볼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단서를 찾고자 사용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특이한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친구들에게 사용을 권유하며 누가 더 많이 비속어 사용을 줄였는지 경쟁하는 등 함께 즐기고 있는 문화였습니다.

우리는 이에 착안하여 바른말 키패드의 완전히 새로운 버전은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발전해나가기로 했습니다. 나 혼자서 하는 비속어 줄이기 실천이 아닌 친구들과 그리고 내 또래와 함께하며 더욱더 깊고 지속적인 실천이 가능하게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주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도록 하는 그 이전의 정신을 이어가기로 했고, 마침내 스스로 바꿔 나가며 함께 즐기는 바른말 키패드 2.0이 탄생했습니다.

트로피, 랭킹, 배틀 화면

이것은 게임이지만 놀이가 아니다.

바른말 키패드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게이미피케이션, 즉 단순히 비속어를 단속하는 것이 아닌 마치 게임처럼 재밌게 줄여나갈 수 있는 부분이라 들 수 있습니다. 바른말 키패드 2.0은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이런 게이미피케이션 요소에, 커뮤니티의 기능을 융합했습니다. 친구들과 비속어 줄이기 실천을 얼마나 더 잘했는지 겨루는 “바른말 배틀”, 바른말 생활을 점수화해서 친구 또는 전국의 사용자와 경쟁하는 “바른말 랭킹”, 모두가 함께 공략하는 “트로피” 등 친구, 그리고 같은 의지를 갖춘 사람들끼리 즐기며 줄여나갈 수 있게 했습니다.

바른말 리포트 화면

어제의 나보다 발전할 오늘의 나를 위해

“데이터”, 바른말 키패드는 데이터를 온전히 사용자의 손안에서 재가공해 표시합니다. 기존처럼 단순히 비속어 사용량을 숫자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바른말 리포트를 통해 실천 추이를 기간별 그래프나, 비속어 사용으로 낭비한 시간 등, 다양한 자료로 만들어 사용자에게 제공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바른말 키패드의 커뮤니티 기능과 연동되어 바른말 랭킹, 배틀 등에서 다양한 활동 지표로써 활용됩니다.

바른말 사전 화면

이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모두의 신드롬

발전을 거듭하며, 바른말 키패드 2.0을 출시한 이후 빠른 기세로 10만 다운로드 및 10,000명의 MAU를 달성하며 청소년들에게 하나의 즐거운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홍보 등을 일반 기업처럼 크게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 이용자가 친구들에게 권하는 방식으로 확산한 의미 있는 달성 수치였습니다. 이를 통해 바른말 키패드는 우리가 진정으로 이루고자 하는 “따뜻한 말이 오가는 사회, 말로 상처받지 않는 사회”에 목표한 이상으로 기여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리라 다짐했습니다.